- 성인이 되어 미국에 진출하는 창업자는 네이티브 영어를 구사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먼저 인정하고, 당장 비즈니스에 쓸 수 있는 표현을 반복 학습해야 합니다.
- 완벽한 영어 구사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소재(연장통)'를 갖추는 것입니다.
- 한국 예능을 볼 시간을 줄이고, 타깃 고객과 투자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지 콘텐츠와 산업 동향을 치열하게 파악하며 네트워킹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데모데이 김범수입니다. 이제 한국 토종 창업자가 미국 시장에 와서 사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이 바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죠. 저 역시 미국에서 22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영어가 한국어만큼 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옛날 처음 왔을 때보다 그 불편함을 훨씬 덜 느끼며 비즈니스를 해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데모데이 커뮤니티 창업자분들과 나눌 이야기는, 토종 한국인 창업자가 미국 시장에서 사업할 때 영어 실력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네이티브가 되겠다는 환상을 버리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인이 되어 미국에 온 이상 어렸을 때부터 자란 네이티브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일단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게 꿈이 크냐 작냐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가소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1차 목표는 '못 알아듣는 것을 없애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출처] 데모데이(DemodaySV) 제공 영상 · 03:07
리스닝을 향상시키려면 어쨌든 많이 듣고 많이 읽으셔야 합니다. 저는 훈련이 덜 된 분들에게 이런 방식을 추천합니다. 우선 자막 없이 그냥 들어보세요. 50%도 이해 못 해서 고문당하는 기분이 들어도, 영상의 맥락을 짐작하며 끝까지 듣는 겁니다. 그다음 자막을 켜고 다시 보면서 이해도를 높이고, 세 번째로 다시 자막을 끄고 듣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100가지 콘텐츠를 한 번씩 훑는 것보다, 내 비즈니스에 당장 쓸 수 있는 우아하고 정제된 표현이 담긴 10가지 콘텐츠를 10번, 20번씩 반복해서 내 뇌에 박히게 만드는 것이 훨씬 ROI가 높습니다. 운전하면서 계속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표현이 저절로 입에서 나오게 됩니다.
영어가 아니라 맥락(Context)입니다
자, 영어 실력은 기본기로 다진다고 쳐도, 그보다 더 진짜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대화의 소재'를 많이 개발하는 것입니다.
[출처] 데모데이(DemodaySV) 제공 영상 · 05:40
여러분이 영어를 조금 어버버한다고 해서 미국 친구들이 대화 중간에 말을 뚝 끊거나 무시할까요? 절대 안 그럽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적 정직성을 갖춘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 그런 식으로 쉽게 사람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완벽한 문법이 아니라, 지금 진행되는 대화의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그 판에 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걸 '연장통'이라고 부릅니다. 풋볼 연장, 넷플릭스 드라마 연장, 최신 테크 뉴스 연장 등 내가 쓸 수 있는 연장을 평소에 쟁여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만년 하위권이던 미국 NCAA 인디애나 대학 풋볼팀이 우승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미팅 상대의 링크드인 프로파일을 미리 보고 갔는데 그 사람이 인디애나 대학 출신이다? 그럼 바로 그 연장을 꺼내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며 대화를 시작하는 거죠. 우리는 미국에서 아쉬운 입장일 때가 많기 때문에, 짠 하고 꺼내 쓸 수 있는 연장을 반드시 준비해 둬야 합니다.
일방적인 피칭이 아니라 대화에 참여하십시오
사업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회사 제품 피칭만 줄줄 읊는 건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입니다.
[출처] 데모데이(DemodaySV) 제공 영상 · 07:14
만약 여러분이 AI 앱을 만들고 있다면, 단순히 내 제품 스펙만 외울 게 아니라 지금 실리콘밸리 AI 업계 전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기사를 읽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채워 넣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캐주얼한 네트워킹 자리에서 맥주 한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낄 수가 있습니다.
결국은 문화적 이해와 적응력이 영어 단어 몇 개 더 아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진짜로 사업을 제대로 해보겠다 결심하신 창업자분들은, 당분간 한국 예능이나 한국 유튜브 보실 시간 없습니다. 남는 모든 시간을 현지 영어 콘텐츠를 소화하고, 대화의 연장통을 채우는 데 온전히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그 치열한 허슬(Hustle)이 여러분의 부족한 영어를 완벽하게 보완해 줄 것입니다.
FAQ
미국 드라마나 콘텐츠로 리스닝 훈련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자막 없이 한 번 시청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유추해 본 뒤, 자막을 켜고 정확한 뜻을 파악하며 두 번째 시청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자막을 끄고 들으며 표현을 뇌에 각인시키는 3단계 반복 훈련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많은 영상을 얕게 보는 것보다 좋은 표현이 담긴 소수의 영상을 10~20번 반복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유리합니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실리콘밸리 네트워킹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화의 '맥락(Context)'을 파악하고 적절히 꺼내 쓸 수 있는 '대화의 소재(연장통)'를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출신 대학 스포츠 이슈, 최근 실리콘밸리의 산업 동향(예: AI 트렌드) 등 문화적, 비즈니스적 배경지식을 평소에 기사나 콘텐츠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두면 영어 실력의 부족함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