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의 3배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하며 강력한 인플레이션 경고등을 켰습니다.
- 그럼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상승한 이유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단기적 기대감과 AI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덕분입니다.
- 주식 시장은 실적에 환호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채권 금리는 급등하며 매크로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새벽 3시 새벽의 남자 김단테 왔고요. 오늘 주식 시장은 완전히 수수께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역대급 물가 쇼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들은 오히려 상승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시장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 경제의 공포'보다 AI 혁신이라는 '실적'과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에 더 크게 베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 시장이 보내는 경고음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이면의 진짜 이유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예상치를 세 배나 뛰어넘은 역대급 물가 쇼크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입니다. 이번 PPI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를 그냥 뛰어넘은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산산조각 냈습니다. 시장은 0.5% 상승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4% 상승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예상치와 무려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역대급 오차입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찐' 생산자 물가라고 할 수 있는 근원 PPI 역시 예상치를 세 배 이상 훌쩍 넘겼습니다.
[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02:28
이 정도의 지표면 사실 시장이 크게 발작을 일으키며 무너졌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시장은 초반에만 약간의 충격을 받았을 뿐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1.2%, S&P 500은 0.6% 상승했죠. 다만 히트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부담스러운 구석이 있습니다.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소수의 빅테크 종목들이 지수 상승을 멱살 잡고 끌어올렸을 뿐, 엄밀히 보면 대다수의 종목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지수 자체는 올랐지만, 내용물을 보면 약간은 건전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는 상승인 것 같습니다.
PPI 상승이 정말 무서운 진짜 이유
그렇다면 이 생산자물가지수가 높게 나온 것이 왜 그렇게 기분 나쁜 소식일까요? 생산자물가지수는 보통 두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전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제가 중국집을 운영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도매상에서 떼오는 밀가루 가격(생산자 물가)이 오르면, 결국 제가 파는 짜장면의 가격(소비자 물가)도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생산자물가지수가 이렇게 크게 튀어 올랐으니, 두 달 뒤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2022년 미칠 듯한 인플레이션 장세 이후 PPI가 전년 대비 6%나 상승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주식 시장 입장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CPI 쇼크를 선반영하여 약세장을 연출하는 것이 합리적인 흐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오른 두 가지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특히 빅테크 위주로 상승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의 공통점은 모두 중국 시장과의 관계가 회사 실적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주요 기업들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장은 이들이 중국과 모종의 큰 딜이나 깜짝 발표를 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주가에 녹여냈습니다. 이 초대형 주식들만 올라도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커서 지수 전체가 오르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04:51
두 번째 이유는 AI 산업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저가 매수세입니다. 어제 시장은 처음에 물가 지표를 보고 하락하다가, "가만 보니 지금 주가가 좀 싼데?"라며 실적을 보고 들어온 자금들 덕분에 급반등했습니다. 미국의 3배 레버리지 반도체 ETF인 SOXL에 역대급 자금이 유입된 것이 그 증거입니다. GPU 렌탈 가격이 계속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AI 관련 지표만 놓고 보면 기업들의 실적과 데이터센터 투자는 여전히 너무나도 좋습니다. 시장은 '금리를 봐야 할지, 실적을 봐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와중에, 어제와 오늘은 철저하게 실적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주식 시장의 환호, 채권 시장의 경고
물론 주식 시장은 환호하고 있지만, 채권 시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채권 시장은 다가올 인플레이션을 상당히 무서워하며 긴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05:41
4월 CPI와 PPI가 연달아 발표되자마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5% 근처까지 수직으로 치솟았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채권 시장이 프라이싱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소비자 물가로의 전가가 본격화되면 당분간 매크로 환경은 정말 힘들 수 있겠다는 신호입니다.
결론적으로 AI 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나 지표에는 당장 큰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매크로 이슈가 언제 시장을 덮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기업들의 계약 발표는 2017년 트럼프 1기 때 보잉이나 퀄컴의 사례처럼, 당시에는 화려해 보여도 결국 유야무야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쇼'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을 과거 데이터를 통해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깜짝 놀라 흥분하기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실적과 금리의 줄타기를 신중하게 지켜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투자와 관련된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고 또 인스타그램도 하고 있으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고정 댓글 참고해 주시고요. 그럼 저는 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AQ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오르면 왜 시장에 악재인가요?
생산자물가는 보통 1~2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전가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원자재 구매 비용이나 생산 원가가 오르면 결국 최종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됩니다.
물가 지표가 나쁘게 나왔는데도 대형 기술주가 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빅테크 기업들이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단기적인 기대감과, GPU 임대 가격 최고치 경신 등 AI 산업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물가에 대한 우려를 일시적으로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채권 시장은 어떤 상황인가요?
주식 시장의 단기적인 상승 환호와 달리 채권 시장은 물가 상승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PPI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5% 근처까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경계감을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