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CPU 수요가 재조명되면서 인텔은 지난 한 달간 CPU 3총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습니다.
-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 중이고, 파운드리는 적자폭을 줄이며 테슬라·애플과의 협력 가능성까지 열렸습니다
- 그러나 AMD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는 추세와 파운드리 수율 불확실성은 인텔 투자 thesis를 뒤집을 수 있는 핵심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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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AI 대장주 후보로 거론되는 핵심 이유는 단순합니다.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GPU만큼 CPU도 필요하다는 시장 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CPU 3총사(인텔·AMD·ARM) 시가총액 합계가 엔비디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밸류에이션 격차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진짜 기회인지, 아니면 테마에 편승한 단기 급등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합니다. 오늘은 인텔의 세 가지 사업부를 중심으로 기대 포인트와 리스크를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왜 지금 CPU인가: 에이전틱 AI와 수요 구조의 변화
전통적인 언어 모델, 그러니까 질문을 던지면 답변을 받는 방식의 AI는 행렬 계산을 극단적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GPU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이전틱 AI는 다릅니다. 사용자가 "이번 달 카드 지출 내역을 엑셀로 정리해줘"라고 시키면, AI가 직접 브라우저를 열고, 카드사 사이트에 로그인하고, 데이터를 다운받아 파일을 편집하는 일련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합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 판단과 다단계 작업 처리에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CPU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와 모건스탠리 모두 에이전틱 AI 환경에서는 CPU와 GPU가 거의 1대 1 비율로 필요해진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단순 계산이 나옵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약 5조 달러인데, CPU 3총사를 다 합쳐도 1.5조 달러에 불과합니다. CPU와 GPU가 동등하게 필요하다면, 이 격차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아주 단순화된 관점이고, 실제 수요 구조가 정말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이 인텔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이 논리가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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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01:29
인텔의 세 가지 사업부: 캐시카우, 성장 엔진, 복권
인텔을 제대로 보려면 사업부를 세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 즉 PC·노트북용 CPU 사업입니다. 인텔 최대 매출원이고 영업이익률도 상대적으로 양호해서 다른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합니다. 다만 PC 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이 사업부에서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5개 분기 매출 추이를 봐도 성장이 거의 없는 정체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센터 및 AI 사업부(DCAI), 서버용 CPU를 파는 곳입니다. 이게 지금 시장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업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가깝습니다. 최근에는 구글과 장기 공급 계약(LTA)도 체결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CPU가 실제로 필요하니까 구글이 장기 계약을 맺은 거겠죠. 지난 5개 분기 동안 꾸준히 20~30%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 사업부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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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09:11
세 번째는 인텔 파운드리, 제가 '복권'이라고 부르는 사업부입니다. 고객이 설계를 가져오면 실제 반도체를 제조·생산해주는 사업인데, 이 분야의 절대 강자는 TSMC입니다. 인텔도 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파운드리 매출의 대부분이 외부 고객이 아닌 인텔 내부향입니다. 외부 고객 비중이 5%도 안 되는 수준이에요. 그리고 영업이익률이 -45%입니다. 전 분기 -55%에서 개선되긴 했지만,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깊은 적자입니다.
파운드리가 '복권'인 이유: 테슬라·애플 협력의 의미
파운드리 사업부를 복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잘 되면 지금 시가총액이 우스울 정도의 회사가 될 수 있고, 안 되면 계속 발목을 잡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파운드리 쪽에서 주목할 만한 뉴스가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테슬라가 인텔의 14A 공정으로 AI 칩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테슬라, 스페이스X, xAI를 합치면 반도체 수요가 어마어마한데,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강한 신호를 줍니다. 다만 이 협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닙니다.
또 하나는 애플이 자체 프로세서 생산처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인텔과 초기 협상을 진행했다는 뉴스입니다. 전통적으로 애플은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겨왔는데, TSMC에 전 세계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 리스크를 느낀 애플이 삼성전자, 인텔 등 대안을 알아보고 있다는 겁니다. 아직 협상 초기 단계이고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짚어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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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14:17
인텔 파운드리의 18A, 14A 초미세 공정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지금 인텔이 캐시카우 사업부에서 번 돈을 파운드리에 쏟아붓고 있는데, 이 투자가 결실을 맺는다면 엔비디아 더하기 TSMC에 준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는 꿈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아주 낙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새 CEO 리프탄에 대한 기대와 한계
인텔의 새 CEO 리프탄은 난양대학교와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 케이던스에서 CEO로 재직하면서 주가를 약 3,200% 올린 이력이 있습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반도체 업황 자체가 좋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성과를 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케이던스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인텔은 실제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하드웨어 회사이고요. 소프트웨어 회사 CEO 경험과 하드웨어 제조 회사 운영 사이에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이 부분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 투자의 진짜 리스크 세 가지
기대 포인트만큼 리스크도 명확합니다.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에이전틱 AI 수요 자체가 과장일 가능성입니다. CPU 수요 증가 thesis의 전제가 흔들리면 인텔 투자 아이디어의 핵심이 무너집니다. 저는 이게 그렇게 큰 걱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는 AMD와의 경쟁입니다. 이게 저는 좀 더 실체적인 걱정이라고 봅니다. 인텔과 AMD의 매출 추이를 보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인텔 매출은 점점 내려가고, AMD 매출은 점점 올라가고 있어요. CPU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다고 해도, 인텔이 그 파이에서 점유율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면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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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 제공 영상 · 16:44
세 번째는 파운드리 수율 리스크입니다. 이게 어쩌면 가장 결정적인 변수일 수 있습니다. 인텔은 10나노 공정 전환 과정에서 수율 문제로 몇 년간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미국 공장 특유의 문화적 특성, 즉 새벽에 문제가 생겨도 다음날 해결하는 방식이 TSMC의 새벽 1시 문제 발생, 새벽 2시 해결이라는 운영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파운드리 수율이 제대로 나온다면 인텔 시가총액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지만, 수율이 다시 삐걱거리면 주가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최근 2~3개 분기 동안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아직 확신을 갖기에는 이릅니다.
결론: 자격은 있지만, 확인이 필요한 회사
인텔이 새로운 AI 대장주가 될 자격을 갖춘 회사인지 물어본다면, 저는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전틱 AI로 인한 CPU 수요 증가는 방향성이 맞아 보이고,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실제로 성장하고 있으며, 파운드리는 잘 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투자라는 뒷배도 있고요.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입니다. 그리고 파운드리 수율이 실제로 안정적으로 나오는지, AMD에게 빼앗기는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는 앞으로 분기 실적을 보면서 계속 확인해야 할 변수입니다. 지금 당장 뛰어들기보다는, 파운드리 수율 데이터와 데이터센터 사업부 성장세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더 신중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인텔이라는 회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FAQ
에이전틱 AI가 뭔가요? 왜 CPU 수요와 연결되나요?
에이전틱 AI는 사용자가 지시한 작업을 AI가 직접 컴퓨터를 조작해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단순 질문·답변이 아니라 브라우저를 열고, 파일을 다운받고, 데이터를 편집하는 등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 판단에는 GPU보다 CPU가 더 적합하기 때문에, 에이전틱 AI 확산이 CPU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논리입니다.
인텔 파운드리가 왜 중요한가요?
파운드리는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를 실제로 제조·생산해주는 사업입니다. 현재 인텔 파운드리는 영업이익률 -45%의 적자 상태이지만, 테슬라 AI 칩 생산 계약, 애플과의 초기 협상 등 외부 고객 확보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파운드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인텔은 CPU 설계·판매와 반도체 제조를 동시에 하는 엔비디아+TSMC 성격의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인텔과 AMD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요?
현재 시장 점유율 추세는 AMD에 유리합니다. 인텔 매출은 정체 또는 하락 추세인 반면 AMD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텔은 파운드리라는 추가 성장 옵션이 있고, 미국 정부 지원이라는 뒷배도 있습니다. 두 회사는 단순 비교보다 각자의 성장 동력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인텔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빠르게 오른 상태라 쉬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파운드리 수율이 안정적으로 나오는지, 데이터센터 사업부 성장세가 유지되는지를 분기 실적으로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더 신중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인텔 파운드리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수율 문제입니다. 인텔은 과거 10나노 공정 전환 과정에서 수율 불량으로 수년간 고전했습니다. TSMC가 새벽에 문제가 생기면 한 시간 안에 해결하는 운영 방식과 달리, 미국 공장 문화는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긍정적이지만, 수율이 다시 문제가 되면 주가는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