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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갈 이유가 없는 건데, 의대 증원?"
url: https://egloos.com/goyohansikdang/29032
channel: "고요한 식당"
channel_url: https://egloos.com/goyohansikdang
category: "시사"
language: ko
published: 2026-11-02T10:32:02
updated: 2026-11-02T10:32:02
keywords: ["건강보험재정","소아청소년과","아주대병원","의대증원","의료개혁","의료사고","일본지역정원제","전공의","지역의사제","필수의료"]
source_video: "https://www.youtube.com/watch?v=vVhu31s9o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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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갈 이유가 없는 건데, 의대 증원?

-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실 등 필수 의료 기피의 핵심 원인은 단순한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법적 소송 리스크와 왜곡된 보상 체계입니다.
- 의대 정원 확대나 지역의사제 같은 낙수효과 방식은 근본적인 위험 요인을 방치한 채 건보 재정 악화와 자격 서열화만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외면하는 건보료 조정, 과잉 진료 억제, 필수과 법적 보호망 마련 등 불편한 근본 개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https://static.egloos.com/content/images/body/20261102/20261102103201_a82fca72-cac0-44ea-93b4-8eea7ba333be.webp)

솔직히 말씀드려서, 의대 증원이라는 방향성 자체가 너무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수 의료가 무너지고 소아응급실이 문을 닫는 본질적인 이유는 의사의 총 숫자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 갈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손대야 할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나 과잉 진료 제어, 의료 소송 리스크 완화 같은 불편한 개혁을 회피한 채,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면 낙수효과로 해결된다'는 손쉬운 포퓰리즘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 1.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근 전국 대형병원의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결과, 119명 정원에 지원자는 단 2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최근 4년 동안 정원의 30%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는 만성적 붕괴 상태입니다. 전국에 남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13명 중 89명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강원·경북·경남·전남·세종·인천 등 6개 시도에는 전공의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의대 증원과 함께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근무하는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7년부터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0년 이후 매년 800명 이상을 증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의료진들은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필수과를 선택했을 때 짊어져야 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어서 떠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 2. 왜 의사 수 부족 진단이 본질을 빗나갔는가

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숫자로 볼 때 하위권에 머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반대편 데이터를 보면 국민 1인당 연간 외래 진료 횟수는 **17.9회**로 OECD 평균(6.6회)의 3배에 달하며 압도적인 세계 1위입니다. CT나 MRI 장비 보유량 및 검사 건수 역시 최상위권입니다.

한국 의료는 소수의 의사들이 노동력을 갈아 넣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편리한 압도적 의료 접근성을 유지해 온 특수한 균형 위에 서 있었습니다. 단순히 총 의사 수가 적어서 의료 위기가 온 것이라면, 왜 전 세계에서 병원 문턱이 가장 낮고 접근성이 뛰어난 나라에서 필수 의료 붕괴가 먼저 터져 나오겠습니까? 문제는 양적 부족이 아니라 특정 과목과 현장으로 인력이 가지 않는 기형적 구조에 있습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국선 변호사는 재판에 졌다고 감옥에 가지 않습니다'라는 자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https://static.egloos.com/content/images/body/20261102/20261102103201_ba9cafcf-8cb1-4db4-be9a-be8d24dc20ae.webp)

*단순히 인력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합당한 대우와 환경이 보장되는 일입니다.*

  

## 3. 필수의료를 가로막는 진짜 동력: 소송 리스크와 대우의 왜곡

많은 이들이 '의사를 무작정 많이 뽑으면 피부·미용 시장이 포화되어 자연스럽게 소아과나 외과 같은 필수과로 흘러갈 것'이라는 낙수효과 논리를 폅니다. 과거 로스쿨 도입 이후 국선전담변호사 지원 경쟁률이 치솟았던 사례를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선변호사는 재판에서 패소했다고 감옥에 가거나 피고인에게 수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지 않습니다.

반면 소아응급과 중증 필수 의료 현장은 전혀 다릅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인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의료진은 형사 고소와 압수수색, 수년간 이어지는 소송에 직면합니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당시 기소된 의료진은 긴 법정 공방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삶은 이미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졌습니다. 전국 전공의 설문조사에서 필수과를 기피하는 이유로 **93.9%가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과 보호 장치 부재'**를 꼽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자신의 과거 영상을 보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긴 유튜브 화면으로, 화면 속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과거 발언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https://static.egloos.com/content/images/body/20261102/20261102103201_81e73950-7162-4d08-b565-0e1fcfb74b61.webp)

*누군가의 성취를 깎아내리기보다 각자의 영역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리스크는 무한대인데 보상과 사회적 존중은 깎여나가는 환경에서, 의사를 2배로 늘린다고 한들 목숨을 걸고 필수과 레지던트에 지원할 인원이 늘어나겠습니까? 아무리 수를 쏟아부어도 대우와 안전망이 받쳐주지 않으면 인력은 즉시 빠져나갑니다.

## 4. 지역의사제가 가져올 현실적 한계와 부작용

정부가 제시한 지역의사제 역시 이미 유사한 제도를 2008년부터 시행한 일본의 사례를 보면 뚜렷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일본의 지역정원제 결과 의무 복무 기간 동안 비대도시 배치율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의무 복무가 끝나자마자 취약지 근무 비율은 24%에서 12%로 절반이나 급감했습니다. 무엇보다 외과 등 필수과를 선택하는 의사의 비율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지역의사제는 의무 복무 기간만 정해둘 뿐, 전공과목 선택 자체를 강제하지 못합니다. 혜택을 조금 더 준다고 해서 소송 위험이 큰 산부인과나 소아청소년과를 선호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역 내에서만 수련을 받게 함으로써 대형 상급병원과의 임상 경험 격차를 낳고, 환자들 역시 중증 질환이 발생하면 KTX를 타고 서울 대형병원으로 직행하는 현실에서 '지역 의사'에 대한 부당한 낙인과 서열화만 고착화할 위험이 큽니다.

## 5. 앞으로 무엇을 감시하고 논의해야 하는가

의사 증원을 논하기에 앞서 반드시 직시해야 할 시급한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이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회예산정책처는 현 체제가 유지될 경우 수조 원대의 적자가 이어져 2031년경 적립금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 억제나 재정 확충 없이 의사 공급만 늘리는 것은 과잉 진료와 불필요한 검사를 부추겨 건보 재정 파탄 시점만 앞당길 뿐입니다.

진짜 의료 개혁을 원한다면 다음의 불편한 과제들을 공론화해야 합니다.

- **불필요한 과잉 진료 및 비급여 통제**: 무분별한 의료 쇼핑과 과도한 검사 항목에 대한 지원 재조정
- **필수 의료 수가 정상화 및 소송 안전망 구축**: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제 및 법적 리스크 완화
- **건강보험료율의 현실적 인상 논의**: 표를 의식해 동결하는 대신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

단순히 의사를 늘려 페이를 깎고 기득권을 끌어내리겠다는 식의 감정적 접근으로는 양질의 의료 선진국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대우와 안전망이 무너진 자리에는 사명감마저 머물 수 없습니다. 맹목적인 증원 구호 뒤에 가려진 의료 시스템의 본질적인 구조 개혁에 사유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사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요한 식당이었습니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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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Q

###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낙수효과로 소아과나 외과 의사도 늘어나지 않나요?

단순 증원으로는 필수과 인력이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필수 의료 기피의 핵심 원인은 수입 수준보다 의료사고 시 발생하는 과도한 형사처벌 및 수억 원대 민사 소송 리스크, 과중한 업무 강도이기 때문입니다. 위험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의사 수가 늘어나도 피부·미용이나 일반 개원가로 이탈하게 됩니다.

###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면 지방 의료 공백이 해소될 수 있나요?

일본의 유사 제도 사례를 보면 의무 복무 기간 동안에는 일시적 배치가 늘었지만, 의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절반 이상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이탈했습니다. 또한 지역의사제 역시 전공과목 선택을 강제할 수 없어 지역 내에서도 필수과 기피 현상이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 그렇다면 필수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형사처벌 면책 및 국가 보상 체계 마련, 중증·응급·소아 등 필수 의료에 대한 집중적인 수가 정상화, 그리고 급증하는 과잉 진료를 제어하여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근본 개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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