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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 / 사진=더카뷰 |
주방 수세미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뜨거운 물에 담가 소독하는 주부들이 많다.
세균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 위생 관리를 한다는 생각인데, 이 살균 방법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살균하면 당연히 깨끗해지는 거 아닌가", "이걸 몰랐다니 소름 돋는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2017년 독일 푸어트방엔 대학교 미생물학자 마르쿠스 에거트 연구팀이 네이처 출판 그룹 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비눗물로 살균한 수세미와 살균하지 않은 수세미의 세균 총량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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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 / 사진=더카뷰 |
더 충격적인 것은 살균한 수세미에서 잠재적 병원성 세균의 비율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사용 중인 주방 수세미 14개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총 362가지 세균 종을 확인했고, 수세미 1세제곱센티미터당 최대 540억 개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살균할수록 강한 세균만 남는 선택압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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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 전자레인지 소독 / 사진=더카뷰 |
전자레인지 살균이 역효과를 내는 이유는 선택압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전자레인지나 열탕으로 살균하면 약한 균은 사멸하지만 내성이 강한 균은 살아남는다.
문제는 살균 후 다른 균들이 죽고 비어진 공간을 이 강한 균들이 빠르게 재점령하면서, 살균 전보다 더 내성이 강한 세균 위주의 군집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에거트 연구자는 ABC 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집에서 수세미를 소독하려 할 때 오히려 가장 내성이 강한 세균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또한 이 현상이 항생제 치료가 장내 세균총에 미치는 영향과 유사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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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 / 사진=더카뷰 |
수세미가 이렇게 세균의 온상이 되는 이유는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 구멍이 많은 다공성 수세미는 표면적이 극단적으로 넓어 세균 서식 공간이 최대화되고, 항상 습윤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다 음식 잔류물까지 남아 세균이 필요로 하는 습도와 영양분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자레인지나 열탕이 세균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반복하면 오히려 병원성 세균 비율을 높이는 역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가장 실용적인 해법은 주 1회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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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수세미 / 사진=더카뷰 |
에거트 연구팀이 직접 권고한 해법은 수세미를 최대 10일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는 주 1회 교체를 권장하는데, 살균을 반복하는 것보다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세균 노출을 줄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수세미를 쓰지 않을 때는 완전히 짜서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도 중요한데, 습기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세균 증식의 핵심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주방 표면을 닦는 용도로는 세탁이 가능한 면 행주나 종이타월을 사용하고 고온 세탁을 병행하는 것이 수세미보다 위생적이다.
설거지 도구로는 수세미보다 식기세척 브러시가 건조가 빠르고 세균 번식이 적어 상대적으로 더 위생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고농도 락스에 하룻밤 담가두는 방법이 연구상으로는 세균 수 감소와 재증식 억제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가정에서 실행하기에는 번거로워 실용성이 낮다. "수세미 교체가 아깝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큰 건강 위험을 만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처럼, 수세미만큼은 절약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가족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